나의 이야기 272

호박꽃

밤새 많은 비가 내리고 아침 나절까지 주적주적 계속 된다. 보슬보슬 내리는 빗속에 여의천을 한 바퀴 돌고 꽃 시장을 들러 눈 호강하고 뒷길로 돌아오는데 노란 호박꽃이 반긴다. 꽃 시장의 화려함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푸근하고 넉넉함을 주는 투박한 꽃 된장찌개가 바로 연상되는 고향의 꽃 누군가 신구 세대의 갈등에 비유하지만 사람 사는 세상 된장 냄새 풍기는 호박 밥 지을 때 연한 호박 잎 몇 장도 함께 쳐서 투박한 된장에 쌈도 싸고 시멘트 바른 세상을 가려주는 호박 넝쿨 호박 넝쿨이 담장을 감싸고서야 이제야 사람 사는 세상 도시의 답답함을 뻥 뚫어주는 것 같다고 외쳤을까 일본의 모 작가는 호박을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켜 호감을 얻고.-큐사마 야요이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녀서 엄마 같은 꽃 보슬비 ..

나의 이야기 2021.10.23

원추리

노란꽃들이 집앞 작은 공터를 매우고 있습니다. 비교적 화려하게 고개를 들고 추억의 꽃은 아니지만 요즘 공터를 채우고 양재천 둔치를 물들이고 있네요 그립게 다가가 살갑게 오는 감정은 아니지만 고고한 자태만은 화려합니다. 노랑 원추리 오후에 피고 아침 나절 오므리는 노랑 원추리 잊을 건 잊으라는 꽃말이 있다는 달맞이꽃 야래향 박꽃 등등 옛날 어떤 멋진 분의 말은 빌리자면 “햇님과 내외하는 꽃 ”이라내요 너무나 멋진 표현이라 웃음 짖게 하네요 가슴 가득 여유와 낭만이 가득해야 나오는 심상이겠죠 오늘은 오복이 나들이 갔다가 홍차 한 잔 끓였어요 누가 자꾸 눈총을 조서 믹스 커피향을 애써 지우고 홍차 향이 진하네요 넉넉하게 한 통 끓여서 냉장고에 넣고 신문 펴고 탁자에 앉으니 밖은 비온후라 후덥지긴 해도 그런데로..

나의 이야기 2021.10.23

도라지꽃

간밤 몸앓이가 심했나 봅니다.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하늘로만 향하든 능소화가 바닥을 화려하게 수 놓았네요 여의천 가는 길, 길가 작은 텃 밭에 올해도 어김없이 도라지꽃이 피어 올랐어요 한폄 작은 공터지만 울타리를 치고 도라지를 매년 심어 흰색,보라색 아름다운 꽃을 피움니다. 옛날 우리 집 앞마당 한쪽 화단에도 몇 그루 피어나는 그 도라지 뿌리 욕심 보다는 화초로서의 도라지를 심었나 봅니다.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라네요 지미 카터에게 75년간 해로한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우린 싸운채로 잠들지 않아요“하고 그대의 얼굴과 그대의 이름과 그대의 얘기와 내 정든날 인연은 그렇게 이뤄져도 기다리는 것은 먼~~~~거리 믹스 커피를 막 떠들려다 도로 넣고 진한 허브향 차를 데웁니다. 도라지 ,옛 생각나게 하는 도라..

나의 이야기 2021.10.23

여주

양재천 조경 작업을 할 때 강력히 추천한게 조롱박 터널 수세미 터널 겨울철 별빛 터널을 만들자 였지요 지금은 장미터널부터 조각품, 설치 작품 등 명품 하천으로 유명하지만 흥부네 집하면 우리네 상상은 늘 박이 주렁주렁 열린 초가집이죠 이제는 구경 조차 힘들지만 조롱박, 수세미, 여주 터널 박나물 해먹고 천연 수세미 만들고 당뇨에 좋다고 여주 차 끓이고 지금은 추억의 구경거리지만 우리네 어릴적엔 집집마다 있는 먹거리였지요 처마 끝에 엮어 매단 발에 노란 걷 껍질 속에 잘 익은 빨간 여주 올 가을엔 볼 수 있을려나... 며칠만에 커피 한 잔 탓어요 때로는 쓰고 때로는 달고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뜨겁고 무엇과 누구와 함께 하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맛도 향도 느낌도 다르지요 마실때마다 삶을 마시는 느낌..

나의 이야기 2021.10.23

연극이 끝나고나니

아침부터 종일 바쁘네요 감자 남은 것 마저 케고 차량 고장 연락 와서 정비 공장 갔다가 수리 의뢰하고 돌아오니 빗방울 떨어져 서둘러 감자 정리하고 또 정비 공장가서 마무리 하고 감자 네 집 분배하고 손주들 물놀이장 청소하고 깨끗한 물 받아 놓고 아들 내외 손주들 와서 초복 보양식 삼계탕으로 복들이 하고 손주들 놀이 친구 해주고 순대국 한 통 가져온 것 소분해서 냉동고 넣고 이제 숨좀 돌리고 물놀이장 물을 빼면서 문득 이 노래 생각이 나네요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적이 있나요. 음악 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추는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 있죠. 어둠만이 흐르고 있죠.“ 2021.07.10

나의 이야기 2021.10.23

수국

수국 온천지가 솜구름인양 뭉실뭉실 붉그레 푸르레 파스텔톤으로 싱그럽게 거리를 수놓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알맞게 물방울 머금은 수국은 걸음을 멈추게 하고 여름날은 비와 커피와 수국의 계절이라더군요 수국 찾아 계절 여행을 떠나는 이도 있고 비단으로 수를 놓은 둥근 꽃이라 수구화라기도 하고 말그대로 물을 많이 먹고 자란다고 수국이라기도 거북이가 온도차에 따라 암.수 변성으로 태어 나는데 수국은 토양의 산도에 따라 분홍색,푸른색으로 변한다네요 그래서 꽃 말도 진심어린 사랑,이해 또는 변심 우리네 인생사와 흐름이 같죠 어떤 꽃을 피울까 사랑이 가득한 꽃을 피울까 아니면 ,미움이 가득한 꽃 하얀 백지 위에 우리가 그린대로 흔적이 흐르겠지 그 흔적이 작품이 될수도 그 흔적이 허상일수도 우리는 지금 무엇을 머금고 피어..

나의 이야기 2021.10.23

잡초

해질녘 먼지나는 아스팔트 위에 서 있는 누군가가 떠올라 다시금 다시금 들여다봅니다. 너, 위대한 생명이여 아스팔트를 뚫고 솟아오르는 질긴 생명 이름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잡초 그림자 뒤로 비추이는 그 후광 광환은 평범이 아니기에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온 그 이기에 굴곡진 여로라 해도 차곡차곡 쌓아온 그 내공은 가슴가득 넘쳐 빛날거예요. 알아주는이 없다고 애써 외면하지 마세요 외로워 마세요 분명 그대를 보듬어 주는이 . . . 있어요 2021.07.12

나의 이야기 2021.10.23

나리꽃

오늘은 날씨가 제법 덥네요 30도가 넘어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고 산책 길에 나선 오복이도 헥헥 거리고 코로나도 기승이고 이렇게 더운 날은 비 오는 날이 더 그립지요 비오는 날은 어김없이 모험에 나서는 녀석들이 있어요 아스팔트 위로 기어나오는 지렁이 달팽이 녀석들을 집어서 풀 섶으로 너희 집은 여기야 하며 옮겨줍니다. 담장 앞에 참나리가 피었어요 여름꽃의 대명사죠 나리, 나~~~으~~~리 어릴적 마당 한켠 돌로 둘러친 화단에 매년 올라오는 추억 어린 꽃 장독대와 초가집과 같이 있어야 어울리는 꽃 큰 키에 담장 너머까지 기웃거리고 홀로 피었을 때가 더 잘 어울리는 꽃 태주가 그러더군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홀로 핀 나리꽃이 바람에 살랑살랑 거리며 교태를 부리며 흔들릴 ..

나의 이야기 2021.10.23

베롱나무

k-호텔 삼거리를 지나칠 때 마다 매번 궁굼하던 꽃이 있었어요. 빨간색꽃은 분명 백일홍인데 저 하얀꽃은 무엇일까 어느때 한분이 대답하기를 저꽃도 백일홍이예요 아, 흰 백일홍도 있구나... 목백일홍 기와집과 기와 담장과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 산사나 정자 서원 구옥엔 수십년 묵은 큰 백일홍이 자라고 있지요 옛 선비들의 나무 아름다운 꽃들엔 꼭 전설이, 그것도 슬픈 사연이, 100일 동안의 기다림에 대한사연이 깃들어 있지요. 아름다운 꽃들을 시샘하듯 집집마다 능소화가 꽃잎을 떨구면서 마지막 화려함을 뽐내고 한쪽에선 백일홍이 붉은 레이스를 활짝 펴 휘날립니다. 아파트가 아니라 단독 주택촌이 되다보니 담장 너머 가지가지 꽃들이 피어 오릅니다. 열대성 수목의 화려함에는 비할바 아니지만 지금의 여름꽃은 다양하지요...

나의 이야기 2021.10.23

채송화

옛날 우리 집 대문 옆 돌담 아래와 화단 가장자리에는 꼭 채송화를 심었지요. 할머니께서 물뿌리개로 늘 상 물을 주던 모습이 눈에 아련하게 떠오르네요. 오늘 일부러 심은 것 같진 않은데 채송화를 봤어요 애처롭게 홀로 핀 야생화 꼬마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채송화 우리 채가들은 딸 이름을 채송화로 많이들 지어요 성과 붙여 부르기 좋으니까... 안개꽃과 같이 남을 돋보이게 하는 꽃 같이 있으면 더욱 이쁜 꽃 뜨거운 햇살 아래 피고 오후면 시드는 별로 관심 받지 못하는 꽃 땅꼬마들 소꼽놀이에나 어울리는 꽃이죠 이젠 보기 힘든 꽃이 되었어요 자주 가는 꽃시장에는 유리 온실은 호접란 같은 화사한 꽃이 찾이하고 있고 밖은 야생화 같은 들꽃이 피고지고 하네요 우리도 유리 온실로 들어가 꽃 단장 할거나 뒤에서 보아서도 노..

나의 이야기 2021.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