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주

채희성 2021. 10. 23. 20:09

양재천 조경 작업을 할 때
강력히 추천한게
조롱박 터널
수세미 터널
겨울철 별빛 터널을 만들자 였지요

지금은 장미터널부터
조각품, 설치 작품 등 명품 하천으로 유명하지만

흥부네 집하면 우리네 상상은 늘
박이 주렁주렁 열린 초가집이죠
이제는 구경 조차 힘들지만

조롱박, 수세미, 여주 터널
박나물 해먹고
천연 수세미 만들고
당뇨에 좋다고 여주 차 끓이고

지금은 추억의 구경거리지만
우리네 어릴적엔 집집마다 있는
먹거리였지요

처마 끝에 엮어 매단 발에
노란 걷 껍질 속에 잘 익은 빨간 여주
올 가을엔 볼 수 있을려나...

며칠만에 커피 한 잔 탓어요
때로는 쓰고
때로는 달고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뜨겁고

무엇과 누구와 함께 하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맛도
향도
느낌도 다르지요
마실때마다 삶을 마시는 느낌

에라...
눈총을 줘도
한잔만 하자

올 가을엔
조롱박 하나 따서
님의 얼굴거리고

빨갛게 농익은 여주 하나 골라
님의 입에 넣어주고

잘 익은 수세미 따서 말려 뒀다가
님의 등 끓어 줘야지
어디가 근질근질해요 ????

 

202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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