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미선아

채희성 2022. 4. 2. 21:45

`미선아`

 

너랑 손잡고

집나가고 싶다

 

대선의 바람도

산불의 바람도 다 지나고

봄꽃이 메마른 대지를 색색이 수놓고 있습니다

 

분홍색 봄까치꽃

노오란 민들레

투구를 쓴 현호색부터

목련 개나리 매화가 만발했습니다.

 

남녘에 만발했다는 벚꽃은 아직

기를 못펴내요

 

미선아 부르니

내게로와 봄이된 그 이름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미선 나무를 소개합니다.

흰개나리 같은

개나리엔 없는 향도 있고

아름다운 부채라는 뜻의 미선(美扇)

또는 꼬리 미를 쓰서 미선(尾扇)나무라고

꽃말이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라네요

유명 자생지가 괴산입니다.

4월 꼭 보러가야겠습니다.

역시나 꽃에 얽힌 설화는 슬픈 내용이네요

 

미선나무에 얽힌 전설입니다.

 

 

조선시대 중엽, 충청도 괴산의 깊은 산골마을에 미선이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화전을 일구고 약초를 캐서 살아가는 그녀의 집안은 너무도 가난하여 입이라도 하나 줄이고자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을 따라 한양으로 올라간 미선은 기회가 되어 궁으로 들어가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조선시대는 궁녀가 되면 죽을 병이 들거나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아니면 궁을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다 임금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미선은 우연히 왕자와 마주치고 몰래 사귀게 되었는데 비천한 신분인 궁녀가 왕자를 사귀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고 이 소문이 왕에게 알려져 미선은 북쪽 변방의 관기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왕자는 그녀를 보내며 자신이 왕이 되면 꼭 찾아가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많이 흘러 왕자는 왕위를 물려받고 그제야 마음속에 묻어든 미선과의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젊은 왕은 북쪽으로 순방을 나서게 되었고 왕의 행렬은 비록 검소했지만 구경나온 백성들은 길가에 끝없이 늘어섰습니다. 주위 신하들은 모두 변방을 순찰하러 간다고 생각했지만 젊은 왕은 어릴 적 헤어진 여인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왕이 변방에 도착했을 때 미선은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관기로 몸을 망치게 된 그녀는 왕이 찾아오더라도 다시는 만나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한 많은 세상에 병을 얻은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결한 꽃이 되어 왕을 맞이할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습니다. 미선의 유언대로 왕이 그녀를 찾아온 날 그녀의 무덤에는 정말로 예쁘고 아름다운 분홍 미선나무 한 그루가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있었다고 합니다. 왕은 늦게 찾아온 미안함과 그녀를 잃은 슬픔에 이 아름다운 꽃나무에 그녀의 이름을 넣어 미선나무라 불렀는데 그 이름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쌀쌀한 날씨네요

변덕이 심한 봄날이지만

미선이랑 손잡고 집 나설렵니다.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쁜히 즈려 밟고

희망 가득찬 봄 찾으러

 

지금 뜨 있는 저 별과 달은 나를 위해서

길을 밝히고 있군요

 

 

미선이 찾으러 갈까

미선이랑 손잡고 갈까.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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