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화단

채희성 2021. 10. 30. 09:15

오늘 이것저것 밀린 숙제를 대충 마무리하고
여의천을 바삐 걷던 중 여름 꽃의 자태에 또다시 발걸음이 느려집니다.
금계국, 개망초, 갈퀴나물, 산토끼풀 하나씩 따서 강아지풀로 묶어 꽃다발을 만들어봅니다.

한쪽에선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고 예초기 돌리는 소리가 맹렬하고- 많이도 아쉽네요 조금더 두고 보면 좋을걸

그러고 보니 도로 중앙 분리대에 난 풀들을 대패 밀듯이 벨 것인가 자연스레 두는게 좋은가 하고 논 하던 시기도 있었고

또 떨어진 낙엽을 매일 쓰는 것이 좋으냐 두는게 좋으냐 의견 충돌이 있기도 하죠

풍성한 여름 꽃들을 보면서 불현듯 옛날 대문 옆에 또는 장독대 옆에 있던 화단 생각이 나네요

먹고 살기도 어려운 그 시절에도 우리네 부모님들은 마당 한 껸에 화단을 만들어 꽃밭을 꾸몄죠

채송화, 봉숭아, 맨드라미, 작약, 사루비아, 목단, 백합, 도라지, 여주,나리꽃, 해바라기 등등이 생각납니다.

봉숭아 꽃잎 따서 손톱 물들이고
사루비아 꿀 빨아 먹고
여주 끈 처마에 엮어 매고
맨드라미 떡이나 부침개 할 때 찟어 넣고
해바라기 씨 발라먹고

요즘은 꽃 이름도 어렵고 종류도 많아 뭐가 뭔지....

손 내밀어 봐요 손톱 물들이게....
이젠 손톱보다 주름진 손에 세월의 야속함이 ...
젖은 손이 애처로워..........안아주고 쉽다.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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