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탱자나무

채희성 2021. 10. 20. 18:06

`탱자나무`

우리 동네를

가로지르는 농수로 물길이 있어요

그 뚝을 첨방이라고 하는데

첨방이 굽이쳐 도는곳을

첨방모티라고 하죠

물길에선

불거지,머거지, 메기 등

물고기를 잡기도하고

가끔 첨방 보수 공사를 하는데

확성기가 없던 시절

목소리 큰 사람이

첨방에 올라

`보나오소`

`보나오소`하고

외쳐서 마을 공동 작업을 진행하곤 했죠

박산재 산아래 양파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그 앞 첨방을 둘러쳐 담장을 이루고 있는게

탱자 나무 였어요

가시에 손이 찔리며 탱자를 따

공놀이도 하고

가끔 잘 익은 탱자를

얼굴을 찡그리며 시고 떫은 물을 짜 먹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농로가 어귀에 탱자 나무를 발견하고

불현 듯 옛 생각이 떠올라 한 컷 담았습니다.

이젠 정말 보기 힘든 탱자 나무

새마을 사업으로

탱자나무 울타리가

시멘트 울타리로 바뀌며 사라졌죠

다시금 담장은

전통문화 보존지구로 지정 되어

기와 돌담으로 말끔하게 바뀌었지만...

탱자가 노랗게 물들고 있네요

신 구가 공존하며....

어제의 햇빛으로 오늘이 익는 우리 마을 현리

이젠 고향이라는 두 단어로

멀어져 가는 아쉬움이 진하네요

*
*
`아무것도 모르며 탱자탱자 한다`

`귤이 강북을 넘어면 탱자가 된다.`

`위리안치 시킨다` 등등 얽히고 설킨 속담도 많고

탱자나무에 귤을 접목하면 귤이 될까

다시 탱자가 될까...

나는 오늘 누구에게

탱자로 비쳐질까

감로수 감귤로 비쳐질까 ?????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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