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
우리 동네를
가로지르는 농수로 물길이 있어요
그 뚝을 첨방이라고 하는데
첨방이 굽이쳐 도는곳을
첨방모티라고 하죠
물길에선
불거지,머거지, 메기 등
물고기를 잡기도하고
가끔 첨방 보수 공사를 하는데
확성기가 없던 시절
목소리 큰 사람이
첨방에 올라
`보나오소`
`보나오소`하고
외쳐서 마을 공동 작업을 진행하곤 했죠
박산재 산아래 양파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그 앞 첨방을 둘러쳐 담장을 이루고 있는게
탱자 나무 였어요
가시에 손이 찔리며 탱자를 따
공놀이도 하고
가끔 잘 익은 탱자를
얼굴을 찡그리며 시고 떫은 물을 짜 먹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농로가 어귀에 탱자 나무를 발견하고
불현 듯 옛 생각이 떠올라 한 컷 담았습니다.
이젠 정말 보기 힘든 탱자 나무
새마을 사업으로
탱자나무 울타리가
시멘트 울타리로 바뀌며 사라졌죠
다시금 담장은
전통문화 보존지구로 지정 되어
기와 돌담으로 말끔하게 바뀌었지만...
탱자가 노랗게 물들고 있네요
신 구가 공존하며....
어제의 햇빛으로 오늘이 익는 우리 마을 현리
이젠 고향이라는 두 단어로
멀어져 가는 아쉬움이 진하네요
*
*
`아무것도 모르며 탱자탱자 한다`
`귤이 강북을 넘어면 탱자가 된다.`
`위리안치 시킨다` 등등 얽히고 설킨 속담도 많고
탱자나무에 귤을 접목하면 귤이 될까
다시 탱자가 될까...
나는 오늘 누구에게
탱자로 비쳐질까
감로수 감귤로 비쳐질까 ?????
2021.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