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룽나무`
“옥아, 옥아.”
여기 바늘 실 좀 궤라....
바늘귀를 찾아 이리 궤고, 저리 궤고
하다 안 되면 손주들을 불러 제킨다...
시력 2.0의 옥이는 단번에 침도 안 바르고 실을 궨다
“할머니 또 불러”
단번에 궤었다고 으쓱해 한다
할머니
그 얼굴에 주름은 언제부터 그었을까.
그 주름 속엔
손주 사랑
자식 사랑이
알알이 베었겠지
짚단 속에 땡감 넣어 뒀다 홍시 되면 꺼내 주고
다락에 곶감 꺼내 손에 꼭 줘어 주던 할머니
비갠 오늘 아침 유난히 그립습니다
할머니 얼굴엔 언제나 후광이 비췹니다.
*
*
봄에 숲에서 가장 먼저 잎을 내는
귀룽나무에 꽃숭어리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아카시아 같이..
부지런한 귀룽나무
양재천에 몇 그루 있어서
눈내린 것 같이 활짝 꽃을 피었습니다.
다들 겨울잠에서 기지개를 펼 때
가장 먼저 잎을 펼칩니다.
또 지는 것도 제일 빠릅니다.
구름 나무로도 불리고
새순 따서 나물로도 데쳐 먹습니다.
꽃말이 사색과 상념이네요
향기가 진한
큰나무 밑 벤치에서 사색하기 딱입니다
*
*
오늘 안하든
태권도 품새를 한 번 따라서 해 봅니다
으라차차~~~
`짜~~~악 `
바짓가랭이 다 찟어졌네
내 불알 다 들어나네
오복이가 달려듭니다
내 불알 돌리도...
바늘 실 궤기가 될려나
바늘 귀와 씨름을 한다
“훈아, 실좀 궤라....”
202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