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귀룽나무

채희성 2022. 4. 26. 08:51

`귀룽나무`

 

옥아, 옥아.”

여기 바늘 실 좀 궤라....

바늘귀를 찾아 이리 궤고, 저리 궤고

하다 안 되면 손주들을 불러 제킨다...

시력 2.0의 옥이는 단번에 침도 안 바르고 실을 궨다

할머니 또 불러

단번에 궤었다고 으쓱해 한다

 

할머니

그 얼굴에 주름은 언제부터 그었을까.

그 주름 속엔

손주 사랑

자식 사랑이

알알이 베었겠지

 

짚단 속에 땡감 넣어 뒀다 홍시 되면 꺼내 주고

다락에 곶감 꺼내 손에 꼭 줘어 주던 할머니

비갠 오늘 아침 유난히 그립습니다

 

할머니 얼굴엔 언제나 후광이 비췹니다.

*

*

봄에 숲에서 가장 먼저 잎을 내는

귀룽나무에 꽃숭어리가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아카시아 같이..

부지런한 귀룽나무

 

양재천에 몇 그루 있어서

눈내린 것 같이 활짝 꽃을 피었습니다.

 

다들 겨울잠에서 기지개를 펼 때

가장 먼저 잎을 펼칩니다.

또 지는 것도 제일 빠릅니다.

구름 나무로도 불리고

새순 따서 나물로도 데쳐 먹습니다.

꽃말이 사색과 상념이네요

향기가 진한

큰나무 밑 벤치에서 사색하기 딱입니다

*

*

오늘 안하든

태권도 품새를 한 번 따라서 해 봅니다

으라차차~~~

`~~~`

바짓가랭이 다 찟어졌네

내 불알 다 들어나네

오복이가 달려듭니다

내 불알 돌리도...

 

바늘 실 궤기가 될려나

바늘 귀와 씨름을 한다

 

훈아, 실좀 궤라....”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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