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누가 노크합니다
이리저리 둘러 봐도 아무도 없어요
다시 `똑똑` 노크합니다.
또 찾아 봐도 아무도 없어요
출발하려는데
`우당탕` 천둥 소리가 들립니다
차량 지붕을 세차게 두드립니다.
밤알이 떨어지며 지붕을 때리는 소리였습니다.
정확히 얘기 하면 밤 같이 생긴게 떨어지며 나는 소리 였습니다.
다시 보니 본마을 복지센타,양재역 7번 출구,매헌역 부근에
가로수로 많네요.
꽃이 멀리서 보면 컵을 쒸어 놓은 것 같아 특이합니다
이제 영글어 떨어집니다.
밤 같지만 맛은 떫어 먹지 못합니다.
제주도에 가면 가로수로 귤 같은게 있어 비바람에 떨어진걸
먹어 볼려니 시어서 못 먹는거 같은 ....
너도 밤나무
이곳 저곳 많이 심어져 있군요
너도 밤나무
너도 양지꽃
너도 바람꽃
나도 밤나무
나도 양지꽃
나도 바람꽃
어떤 식물에 비교적 가까우면 너도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면 나도
우리네 조상님들 작명 아이디어가 웃음 짖게합니다.
얽힌 설화가 여러가지 있지만
하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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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너도밤나무의 유일한 서식지입니다. 옛날 울릉도에 사람들이 처음 살기 시작할 때입니다. 산신령이 나타나 마을 사람들에게 밤나무 백 그루를 심지 않으면 큰 재앙을 내리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열심히 밤나무 백 그루를 심었습니다. 얼마 후 산신령이 찾아와서 세는데, 그만 아흔아홉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딱 한 그루가 모자랐던 거지요. 마을 사람들은 재앙이 내려질 거라는 두려움에 벌벌 떨었고, 산속의 모든 나무와 새들도 벌벌 떨었습니다. 화가 난 산신령이 밤나무를 다시 셌습니다. 이번에도 아흔아홉에서 멈췄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제 죽었구나 싶은 순간! 밤나무 옆에 서 있던 작은 나무가 이렇게 외쳤습니다. “나도 밤나무!”
산신령이 “너도 밤나무냐?”고 재차 묻는데 그 나무는 계속 자기가 밤나무라고 고집했습니다. 결국 산신령은 “그래, 너도 밤나무다!” 인정해주었고, 그래서 그 나무에 붙은 이름이 ‘너도밤나무’라고 합니다. 참 재미있고도 귀여운 설화지요.
나도밤나무에 얽힌 설화는 강원도 강릉에 있는 율목치라는 마을의 설화로 전해집니다. 흥미롭게도 율곡(栗谷) 이이와 관련이 있는데 율곡의 율이 ‘밤 율(栗)’이지요.
율곡이 강원도 강릉에 있는 노추산의 이성대에서 공부를 했던 시절의 일입니다. 도사가 그 앞을 지나가다 율곡의 관상을 보더니 곧 죽을 운명이라고 했습니다. 율곡이 어떻게 해야 좋겠냐고 물으니 도사가 비책을 알려줍니다. “밤나무 천 그루를 심으면 연명할 수가 있습니다.” 도사가 떠난 후에 율곡은 열심히 밤나무 천 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도사가 다시 찾아와서는 밤나무를 한 그루씩 세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이럴 수가! 천 그루에서 딱 한 그루가 모자랐습니다. 도사는 “한 그루가 모자라니 약속과는 다릅니다.” 하더니 호랑이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율곡을 잡아가려는 순간, 옆에 있던 나무 한 그루가 “나도 밤나무요.” 하고 나서주었습니다. 덕분에 율곡은 호랑이에게 붙잡혀가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도밤나무에 관한 설화는 여러 가지가 전해집니다. 약간씩 내용은 달라도 나도밤나무가 율곡을 살렸다는 마무리는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율곡이 정말로 밤나무 999그루를 심었느냐 하고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전설이나 설화에서 중요한 것은 진위여부가 아니라 담긴 뜻이지요. 울릉도의 산신령이 너도밤나무가 밤나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라봤을 리 없고 강릉의 호랑이 역시 마찬가집니다. 그런데도 너도 밤나무라고 인정해주고 조용히 사라져 준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벅찬 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나를 위해 나서는 이가 단 한 사람이라도, 설령 사람이 아니라 그 어떤 존재라도 있다면, 운명도 내 편으로 돌아서 무사히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그 어떤 존재란 설화에 나오는 것처럼 평소에는 눈여겨보지 않았고 애써 스스로 심지도 않은 그저 작은 나무, 평범하고 사소한 존재일 수 있습니다.
2021.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