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구리 쪽에
족두리꽃이 무리지어 피었네요
새색시 시집올 때 쓰는 족두리를
닮았다고 족두리꽃
나비가 바람에 날아가는 모양이라고
풍접초
거미줄 모양 늘어졌다고 스파이더 플라워
화려하네요
옛날 어머니께서 시집 오실 때
허생전, 홍길동전, 임경업전, 등등을 손수 붓으로 써서
예물로 가져오신 모양입니다.
다락방에 늘 있었는데
집을 개조하면서 분실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늘 찌들리는 살림에도
글 읽기를 좋아하시고
마당 한 껸에는 화단을 만들어 꽃을 가꾸셨죠
다식, 엿, 유과 등 한과도 잘 만드시고
그리운 어머니.....
족두리 꽃을 보니
새색시적 어머니가 그려집니다.
오늘 무 새싹 난 곳에 북을 돋우고
듬성듬성 빈곳은
배추 모종을 사다 심었어요
이제는 벌레와의 전쟁을 벌여야
가을 수확을 기대하겠죠
땅에서는 모든게 썩어야만 하죠
썩지 않고서는 새 생명을 살리지도 키우지도 못하니까요
하루 걸러 비가 오니
잠깐의 햇볕이 고맙네요
빨래 내다 걸고
신발장 옷장 열어 통풍 시키고
물놀이 장난감들 건조 시키고
햇살을 한아름 안아봅니다
구름이 또 다가오네요
빈틈에 놀고 있는 햇빛이 아깝네요
누구 얼굴에 쐬어줄까...
2021.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