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모

채희성 2019. 5. 28. 07:05


금사모 20년, 이제 '공간여행'을 떠납니다.

        금사모(99.6)- 미래촌(06.2)- 품마을(14.6)



금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금사모)-1999.6.5


 ‘금사모’(‘금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는 파격적이다. 이 모임 회원중에 충남 금산(錦山) 지역출신은 없다. 이권과 관련한 일이 끼여들 여지가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원이 없고 회칙이나 회비가 없고, 회장도 따로 없어 정기모임도 없다. 회원들끼리 연락해서 금산을 찾아갈 뿐이다. “점조직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99년 6월 발족한 이래 한국야생화연구소 김태정소장, 현암사 조근태사장, 김병종 화가(서울대교수), 홍사종 숙명여대교수, 전용수 인하대교수, 아시안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 안지영씨, 민승규박사(삼성경제연구소) 등이 뜻을 같이한다. 어떤 이들은 ‘금미모’(금산에 미친 사람들 모임)라고 익살맞게 부른다. 이언오소장(당시 삼성경제연구원 상무)은 금산에 집까지 마련했다. 

도대체 금산의 어디가 좋아 사람들이 모여들었을까. ‘비단 산’(錦山)을 지명 이름으로 삼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 때문이다. 99년초 ‘금산군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 용역을 맡아 금산에 푹 빠진 이언오상무(당시)가 ‘금산 전도사’가 됐다. 그의 권유로 ‘금산 애호가’들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1999.6.5.별이 쏟아지는 금강 적벽강가에서 태어나 지금 스무살이 되었다. 

모두가 풍류 노래 악기 재담 등 주특기 하나씩 갖고 좌중을 즐겨주었다. 그도 안되면 술이라도 잘 마셔야 한다. 또한 남다른 전문 영역 하나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함께할 이는 금산을 한번 이상 다녀간 사람이어야 하며, 무언가를 금산에 나누어주어야 한다. 삼성경제 연구소 민승규박사가 폐교가 된 초등학교에 ‘벤처농업대학’을 세워 농업 활성화에 나섰다.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농산물과 공예품 등을 전시한 ‘문화 벤처와 농업 벤처의 만남’전을 열기도 했다. 한참후에는 강신겸박사가 '농촌관광대학'을 세웠다. “떠나온 고향이 아니라 돌아갈 땅, 금산'을 모두가 자랑하고 다녔다.


서울 방배동의 아름다운 마을 '미래촌' - 2006.2.1

 

금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에 이어 서울 방배동에 '미래촌美來村'(2006.2.1) 문을 열었다. 마당을, 머리를, 손발을 내어준 세사람이 힘을 합쳤다. 어느길로 갈지 막막한 길이었지만 생각과 걷는 발걸음은 뚜렷했다. 회원을 따로 관리하지 아니한다, 회비 없다, 회칙없다, 회장없다, 강사료 없다, 이걸 '5무無'라 하며 철저히 지켰다. 저녁마다 2-30명이 모여 앉아 강의를 듣고 토론했다. 매주 2-3회씩 명강사를 모시고 다양하고 광범위한 생활정보를 제공했다. 10종이 넘는 무가지 책도 발간했다. 새해맞이 걷기 행사와 작은 음악회등도 다양한 행사를 여러번 했다.  

옛날 조선시대 사랑방같은, 삭막한 도시에 오아시스같은 역할을 했다금산을 비롯하여 진천 영월주천 천안 순천등 지방에서도 문화화관이나 회사 사무실등 10여곳에 지역미래촌인 사랑방을 열었다. 강사를 보내고 간단한 행사를 하는등 서울과 지방간 정보 문화교류의 마당이 되었다. 찾아오는 참여자는 행복하고 매우 만족해했다. 서울 방배동의 미래촌 공간을 유지하는 일이 제법 부담이 되어 2012년12월에 문을 닫았다.   


전문인이면 누구나 세우는 1인교장학교- '미래마을대학'- 2010.3


당초 생각했던 회관 없는 모임을 시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는 '미래촌카페'를, 오프라인에서는 '미래마을대학'(2010.3)을 열었다. 따로 수강생을 관리하지 않고, 수강료 없고, 운영 직원 없고, 교장이 1인강사여서, 강사료도 없는 1인 교장 학교를 세웠다. 자원한 교장의 사무실 또는 그의 생활 터전이 강의실이었다. 스승을 찾아다니는 '미래마을대학'은 떠돌이 학교였다. 한달에 한번 정기강좌를 열고 2-3시간 전문가가 '전문상식'(지혜)을 가르치며 일반인의 오류된 상식을 깨칠 수 있었다. 

2010. 5월 시작한 '행복집짓기학교'(현재 91차)는 김용만교장(건축사)의 사무실에서 , '저절로낫는다학교' (현재80차)는 이상건교장(한의사)은 한의원 대기실에서, 스마트폰사진학고, 생활최면학교, 한강걷기학교, 산나물들나물학교, 나도한마디학교, 밝은소리 통통학교, 사람이 기적이다학교, 아산 가현행복문화학교 등을 운영한바 있다. 물론 휴강, 폐강한 학교가 거듭되었지만 세우고 내려놓기가 어렵지않은 학교는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아주 단조로운 외길이었지만 자율적인 참여로 깊은 감동을 주었다. 행복이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미래촌)은 어디에 있는지 명쾌한 답을 줄수는 없었지만 여러 길을 모색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5무(無)를 5유(有)로 바꾸어 놓은 '품마을'- 2014.6.1. 


'미래촌'의 생각을 이어가며 그걸 현실에서 실행하는 모델은 없을까를 고민했다. 숱한 전통을 '헌것'이라 부수어 버리고, 그 공간에 새것으로 채워놓느라고 분주한 사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어 버린 것에 주목했다. 새마을이라는 이름 대신에, 옛것과 새것을 모두 품어안는 넉넉한 "품마을"을 상정해 보았다. 여럿이 '품카페'에 모여 '엄마품' 같이 푸근하고, '품앗이'로 서로 협동하는 '품격을 갖춘 품마을'을 펼쳐보이기로 했다.

회원 회비 회칙 회장 회관없이(5無) 운영한 미래촌의 이념과 생각을, 품마을에서는 5유(有) 실천 운동으로 바꾸어 보았다.  회원은 모든사람, 회비는 품앗이, 회칙은 일반관행, 회장은 마당쇠, 회관은 어느곳이나(5有)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다. 품마을은 큰돈 없이도 운영할수 있는 일을 찾아내 서로 돕고 나누는 '품앗이'로 나름 세상에 동참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행복집짓기학교와 저절로낫는다학교등을 유지하고, 새로 학교를 세우기도 하고, 품마을신문을 발행하고, 시노래 마을을 운영하고, 시마을문학회를 인수하고, '품도서'에서 책출판을 하고, 이제 '공간여행' 계간지를 준비하고 있다. 


생활. 문화. 정보. 자연을 넘나드는 '공간여행'- 2019.8 예정


사람 지역 문화 사상등 세상 갖가지 것을 모두 품어담고 있는 시공간에 우리는 무수히 많은 인연으로 얽혀 있다.

이런 인연의 실타래를 풀어주는 일이 너무도 귀중한 때라 여겨진다.

금사모-미래촌의 5無나 품마을의 5有도 기실 공간에 떠돌고 있는 사연들을 밝혀내어 제자리 제길 찾기를 안내하고자 하는 뜻이었을 게다. '공간여행'에서 그 길을 찾아 내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 또하나 우리의 할 일이다.  

20년전 '금사모'를 롤모델로하여 순수민간의 지역사랑운동이 여러곳에 펼쳐져 알알이 익은 해바라기 꽃송이가 모여모여 꽃마당을 이루고 모여모여 꽃동네를 만들어 가는 나라이기를 희망한다. 



<참고 자료> 전통 육아법 단동십훈에서 따온... 

'품마을'의 놀이방 노랫말(?)을 덧붙여 본다.*  


1.     왼쪽을 보아라/ 오른쪽을 보아라

       그른 것은 버리고/ 옳은 것은 좇아라  ... 도리도리 도리도리 

2.     손벽치고 춤추어라/ 하나를 가르치니 열을 다 아네/ 

        우리아기 잘도 노네/ 열을 가르치니 백을 다 아네...짝짝궁 짝짝궁

3.     둥게 둥게 얼뚱 아기/ 쑥쑥 자라 어서 자라/ 신랑 각시 되려무나/

        좋은 엄마 되려무나/ 좋은 아빠 되려무나.....곤지곤지 곤지곤지

4.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좋은 생각은 고이고/ 나쁜 생각은 버려라/

        두고두고 알아 가라/ 살펴살펴 알아가라.......지암 지암 잼 잼

5.     에비 에비 넘어질라/ 에비 에비 다칠라/  사이좋게 놀아야지 /

       우리 아기 착한 아기/ 튼튼하게 자라라/ 벌써 벌써 다 컸네....에베에비 에비에비

6.     금을 주면 너를 살까/ 은을 주면 너를 살까/

        우리아기 예쁜 아기/ 밝은 빛이 되어라/ 귀한 빛이 되어라...불아불아 부라부라

7.      앞으로 나아갔다/ 뒤로 물러났다/ 무엇 무엇이 보이냐/

        윗사람을 섬기고/ 아랫사람을 아껴라......시상시상 시상시상

8.      방실 방실 우리아기/ 잡지 않고 바로 서네/              

        혼자서도 잘도 걷네/ 하늘 받칠 기둥 되네..... 섬마섬마 따로따로

9.     두팔 크게 벌려 훠-얼훨/ 가슴을 활짝 펴고 훠-얼훨/

        하늘까지 날아라훠-얼훨훠-얼헐/ 질라아비 훠-얼훨.....둥기둥기 둥기야

10.    나무를 품어라/ 산을 담아라/ 하늘을 머금어라/

        우리아기 온 누리에/ 우리아기 잘도 노네.....아함아함  아아아아 아아아아

 

(2019. 6. 2.  금사모-미래촌-품마을  아가동장 김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