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마지드 마지드 감독의 이란 영화 ‘천국의 아이들’입니다. 평소에 이란이나 인도 등 제3 세계의 영화는 자주 접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인데요, 헐리우드식 영화가 아닌 새로운 느낌의 영화라 보는 내내 새롭기도 하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느끼기 힘든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인 가난한 남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테헤란 남쪽의 가난한 가정에서 생활하는 초등학생 알리에게는 허리가 아파 집에 누워계시는 어머니와 힘들게 집안을 꾸려나가는 아버지, 그리고 귀여운 여동생이 한 명 있습니다. 그 여동생의 이름은 자라입니다. 어느 날 알리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시장에 갔다가 들른 채소가게 앞에 방금 수선한 자라의 구두를 놔두고 따른 일에 잠시 정신이 팔린 사이 쓰레기를 주워가는 한 아저씨가 자라의 구두를 가져가게 되고 알리는 그만 구두 없이 빈 손으로 집에 가게 되고 맙니다.
그 구두는 가난했던 남매의 가정 형편 탓에 자라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신발이었습니다. 힘 없이집으로 돌아와 자라 앞에서 한참이나 뜸을 들이던 알리는 결국 용기를 내서 자라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자신의 신발을 빌려주겠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신발도 알리에게도 하나밖에 없는 신발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때부터 두 남매의 힘겨운 등교가 이어집니다. 바로 자라는 오전반, 알리는 오후반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요. 오전반인 자라가 오전에 학교 갈 때에 알리의 운동화를 신고 가면 알리는 집 앞 골목에서 자라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자라에게서 운동화를 받아 신고 학교로 전력을 다해 달려가는 진풍경이 벌어집니다. 어떻게 보면 이 모습이 재미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가난 때문에 이 어린아이들이 신발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나눠서 신어야 하다니…
신발을 오전 오후로 신발을 나눠 신어야 하다 보니 오전반인 동생 자라는 수업이 빨리 끝나기만 발을 동동 구르며 바랄 뿐이고, 오후반인 오빠 알리는 자라를 기다리다가 늦어 항상 후다닥 뛰어가지만 학교 수업에 지각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라는 집으로 급하게 돌아오다가 도랑에 신발을 빠뜨리고, 알리는 수업에 늦어져서 교장성생님으로부터 퇴학을 당할 뻔하는 위기까지 맞이합니다. 또한 자라도 오빠가 지각하는 것이 걱정되어서 시험시간인데도 푸는둥 마는둥 집으로 돌아오는 일들이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남매의 힘겨운 등교가 이어지던 어느 날 학교에서 자신의 구두를 신고 있는 어느 아이를 보고 자라는 오빠와 그 아이의 뒤를 밟습니다. 하지만 그 소녀의 아버지가 맹인이고 자신들의 형평보다 더 힘든 형편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는 구두를 그냥 소녀가 신게 놓아둡니다. 하지만 자라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고, 발길도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알리는 한 학교에서 5~6명이 출전하는 전국 어린이 마라톤 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대회가 있다는 사실 보다는 그 대회의 3등 상품이 운동화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알리는 동생에게 새 운동화를 선물해 주어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담임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이미 대회선수 선발은 끝이 났지만 알리는 눈물로 참가하고 싶다고 호소하고 결국엔 재선발 기회를 통해서 선발된 후 전국대회에 출전합니다.
알리는 이 대회에서 목표가 1위가 아닌 3위 입니다. 3등 선물인 운동화를 얻어내 동생에게 선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운동화를 전달 받느라 뛰어야 했던 등교길 덕분인지 알리는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히 잘 뛰는 선수가 되어있었습니다. 알리는 3등을 하기 위해 다른 아이들 2명을 앞으로 보내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알리가 3등이라고 생각하고 뛰어서 결승점에 들어오자 사람들은 환호를 부르며 축하해줍니다. 알리는 그제서야 자신이 1등을 한 것을 알게 되고, 비통한 심정에 잠깁니다.
이제는 낡아 밑창이 너덜거리는 운동화를 신고 마라톤을 하느라 알리의 발은 퉁퉁 부어있었습니다. 그런 알리의 발을 우물의 물고기들만이 감싸줄 뿐입니다. 알리는 아직도 3등이 아닌 1등을 해서 마음이 우울합니다. 한편 알리의 아버지는 간만에 크게 장을 보았습니다. 장을 본 물건 중에는 두 남매의 새 신발도 하나씩 들어있었습니다. 아직 남매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가난한 가운데서도 동생을 사랑하는 오빠 알리의 마음 때문에 보는 내내 마음 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알리의 순수해 보이는 눈망울이 더욱 그런 마음을 들게 만들었는데요. 감독은 실제로 가난을 경험한 아이들 중에서 눈동자가 맑은 아역 배우를 찾기 위해 테헤란 지역 빈민가에 있는 초등학교들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꼼꼼히 인터뷰 했다고 하는데, 그 수가 무려 3만5천여 명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맘에 드는 배우를 찾지 못하다가 수업시간에 준비물을 안 가져와 교실 뒤에서 벌을 서고 있어 잘 보이지 않았던 소년을 보게 되었답니다. 소년은 감독이 장학사인 줄 알고, 머리가 다쳤다, 건망증이 심하다 등의 변명으로 준비물을 안 가져온 이유를 댔다고 합니다. 감독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머리가 다쳤으면 영화에 출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자 소년(미스파로크 히스미안)은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주인공 알리는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정말 천진한 소년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