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포인세티아

채희성 2021. 10. 14. 10:20

`포인세티아`

 

꽃마을 앞은 온통 국화 화분으로 뒤 덮혔네요

온통 노랑 핑크 빨강 물결

큰놈 작은놈

활짝 핀 놈

몽우라 진 놈

순서대로 나열하고 시집갈 준비에

물방울 머금고 훤하게 웃고 있어요

 

그 곁을 자리한 꽃이 포인세티아

국화에 질세라 요염한 빨강 립스틱을

바르고 겨을을 준비하는 모양

크리스마스꽃

꽃이 꽃잎인지

꽃잎이 꽃인지

 

여름을 달군 여름꽃들은 뒷켠으로 밀려나고

아직 자리를 비켜주지 못한 빛바랜 수국만이

이별을 아쉬워한다

 

수국

단풍으로 마지막을 장식도 하련마는

낙엽으로 과거를 밟게 하련도 마는

검은 주름으로 빛바래는구나

한여름을 풍미했던 수국

수 많은 비 바람 번개 천둥 소리를 간직하고

박물관 먼지속으로 밀려나니

아쉽구나

너를 애도한다

 

그래 그 자리를 포인세티아와 국화 화분에 양보했지

노란 국화와

빨간 포인세티아

 

나이들면 파스텔톤 보다 원색이 좋아진다지

 

그대의 가슴에

노란 국화 한송이를

 

그대의 입술에는

포인세티아를 발라주고 싶은 가을 날입니다.

2021.10.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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