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해당화

채희성 2021. 10. 23. 19:44

띠딕
“잔액이 부족합니다”
다시 한번 더 띠딕 역시나
“잔액이 부족합니다”
아이고 쳐다 볼 수도 안쳐다 볼 수도
어른들은 요령껏 넘기지만 학생들은
고개를 들지 못한다
때로는 하차해서 골목길로 사라지기도
그러면 차를 세우고 소리 지른다
“학생 어서 차를 타”학교는 가야지
올 때는 어떡 할거야
자 여기 동전 있으니 갔다 쓰고 나중에 갚어
세상에 수천억씩 때먹고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사람도 있는데
“지각 안하게 지금 차를 따고 가야지”

가끔 있는 버스 안 풍경입니다.

몇 해전 섬여행을 계획하고 서해안 북쪽부터 나들이 한 적이 있어요.내가 자라온 환경과는 너무 다르기에 해안가를 걷는다는게 너무 좋았죠.
자연산 굴도 따먹고,
파도가 빚어논 갯바위에 매료 되기도 하고,
밀려오는 파도와 맞서다 흠뻑 졌기도 하고,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 속을 한참이나 응시하며 한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보았던 해당화
가시가 많아 접근하기 쉽지 않지만 빨간색 해당화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을 절로 흥얼거리게 하는 해당화
소금기 있는 해풍 속에서도 잘 자라는 해안가의 해당화 군락
아직도 생생하네요
옛글에
매화는 맑은 손
복사꽃은 요염한 손
연꽃은 깨끗한 손
해당화는 외로운 손이라고 평한 글도 있네요

또 어느님은

`당신은 해당화 오기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은 오기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지만 봄이 오고 나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 합니다.
해당화
나의 눈물에 비춰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소소한 일상이 행복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의 애틋함을 보듬어 보려 애써 봅니다.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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