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노랑 쬐그만 녀석들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며 옹기종기모여 있다
저 꽃 이름이 뭐얘요
맨드라미, 촛불 맨드라미란다
야 너도 세월따라 많이도 변했구나
닭벼슬 같은 그 녀석은 어디가고 한 계절 앞서 너가 폼잡고 있느냐.
수국은 부처님 머리를 닮았다고 불두화라고 하고
맨드라미는 닭벼슬 닮았다고 계두화라고
어릴적 소꼽 장난하던 그 화단이나 장독대 옆에 늘상 있든 맨드라미 이젠 구경 조차 힘드네요.
옛 시절이 생각나는 꽃
증편 찔 때
백설기 떡 할 때 곱게 수놓던 맨드라미
노란색은 치자로
푸른색은 쑥으로
맨드라미는 붉은색으로
자연에서 색을 찾았지요
전에 장사 할 때
명절 때만 되면 식용 색소 찾아 삼만리
오래된 가게 가면 있을거라고
우리 가게를 수소문 해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기억 나네요
자연과 소박하게 어우렁 더우렁 어울려 살았던 그 시절
지금 아파트 문화와는 사뭇 삶의 결이 달랐지요
잊고 살아도
문득 만나면
발걸음 오래 머물게 하는 꽃들
맨드라미, 채송화, 나리 등등
사람은 누군가 곁에 함께 있어야 심신이 건강해 진다네요
집을 비워 두면 금방 허물어 지듯이
특별한 예기가 아니래도
함께 밥하는 얘기하고
함께 잠자는 얘기하고
함께 자식 얘기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프고 서글퍼 진대요
몸과 마음에 구멍이 생겨
함께하면 다투는 집도 있지만
아이고, 이 얘기는 삭제
일년이 안되는 세월이네요
누군가를 만나고 알았다는 것은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이 되겠죠
뭔가 잠들어 있던 것들이 깨어나며
도란 거리는 것 같은 느낌
오늘도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꽃 그림을 그리는 .......
2021.07.13